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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land of blow

대흥동 어도비하우스 본문

andante/timeline

대흥동 어도비하우스

onyéul 2022. 3. 13. 22:01

 

대전의 중심지인 으능정이 거리. 2년 만에 다시 눈에 들어오는 익숙한 빌딩들과 간판들.

그리고 내가 주방 막내로 일했던 파스타집에서 불과 100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 도심의 옛집을 개조한 조용한 카페가 있었다.

이 근방에 살 때는 왜 여기에 이런 카페가 있는 걸 몰랐는지.

최근에 생겨서인지 아니면 일하느라 바빠서 주변 동네조차 돌아다닐 엄두도 못 내던 시절이었는지.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 채 까무룩 단잠에 빠진 총이와 깡이를 바라보며 그때의 나는 지금과는 무엇이 달랐을지 생각했다.

많이 어리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실제로 어디서건 버텨낼 수만 있다면 무엇이건 다 해낼 수 있다고 믿었던 내 이십 대의 첫자락을.

물론 그때에 가득 넘치듯 가졌던 것들을 지금까지 모두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잃고 놓치고 버려짐으로써 미처 알지 못 했던 것들과도 새롭게 교차될 수 있었으니까.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공기가 탁하고 사람들은 활기차고 하늘에 그득그득 들어선 전기줄에는 비둘기들이 줄 지어 앉는 방황을 닮은 도시.

목척교와 으능정이와 대흥동의 그 숱한 카페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겠지만 나는 결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 다른 곳에서 반드시 지켜내야만 하는 새로운 무언가가 생겼음을. 새삼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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