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 of blow
원룸서사시 본문
제주도에 와서 6개월을 살았던 원룸을 떠나 1.5룸으로 이사를 왔다.
넓지만 휑한 내 방 한 구석은 무덤덤한 자태로 나를 쫓아온 내 기타가 차지했다.
2달이 지나자 기타 옆구리의 저 모서리 바닥에 곰팡이가 피기 사직했다.
그래서 나는 세입자로서는 차마 해서는 안 될 결단을 내리고야 말아야 했던 것이다.
아. 벽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뚫어서 기타 거치대를 벽에 장착해 걸어놓아야 한다라고.
기타와 함께하는 삶에서의 심신의 안정을 위해서 "세입자다움"을 포기하는 것이 어째서 지탄받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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