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 of blow
새벽밥 본문
카페에서 새벽 5시까지를 지샌 후 5시 반이 돼서 찾은 해장국집의 사골탕.
맛은 모르겠는데 정말로 오랜만에 먹거리다운 먹거리를 먹은 기분이었다. 깍두기 찬도 퍽 짭짤하니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나 말고도 손님이 두셋 가량 더 있었다. 주로 택시 일이나 택배 일을 하시는 분들 같았다.
아침해 뜨기도 전인 이른 시간에 의자 몆 개 간격을 두고서 같이 밥술을 뜨면서도 고개조차 힐끗거리지 않고 말없이 묵묵하던 눈빛들.
든든한 한 끼를 국물까지 싹 비우고 나오며 이 어두컴한 새벽부터 바삐 움직이는 근면을 곱씹어보다 문득 부끄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