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에서 내린 시간이 밤 11시. 군산이 항구도시라는 건 밤거리의 홍등들에 눈이 부셔가며 알게 되었다. 빌딩숲 속 겨우 자리잡은 카페 구석에서 김광석 소극장 공연 노래를 들으면서 졸다가 깨다가 하며 밤을 새웠다. 새벽 5시. 하늘이 조금은 색을 띄우는 듯한 다행스런 안도감에 다시 거리로 나와 여객선 터미널로 걸어가는 길. 윤곽이 채 드러나지 않은 밤이슬 서린 바닷가의 한 켠에서 조용히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