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 of blow
시간, 대각선의 그리움 본문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물장구 소리를 언제나 들을 수 있었다.
다녀왔구나. 하고 온 마음을 다해 반겨주는 소리.
나는 날마다의 귀가 때마다 "다녀왔어. 잘 있었어?" 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걸 훨씬 더 감사히 여겼어야 했다.
평행선을 달릴 줄밖에 모를 것 같았던 것이 순간 수평의 균형을 잃고 우르르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조금 더 빨리 직감했어야 했다.
내 마음의 가장 깊숙한 반대편에서 무게추가 되어주던 존재를 그렇게 손쉽게 잃어버리기 전에. 그랬어야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소리 없이 미쳐가고 있다.
너는 그냥 작은 거북이 한 마리가 아니라 내 마지막 룸메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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