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 of blow
IT'S PURE CHANCE 본문
어릴 때부터 안톤 체홉을 너무 좋아해서 나도 요절을 하고 싶었다.
김광석은 마흔둘에 죽었고 체홉은 마흔넷에 죽었으니 나는 한 마흔셋에 죽으면 뽀대도 나고 적당할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게 아직도 20년이나 더 남았다는 사실이 이렇게까지 두렵게 느껴젔던 적은 좀처럼 없었다.
늙음보다 더 불행한 것은 쉽게 녹슬지도 못하는 비루한 무채색의 젊음일 것이다.
기왕에 그렇다보니 빛을 다루는 일에나 더 익숙해지면 좋겠다.
죽음을 앞두고서 "검은 빛이 보인다"라고 했던 이는 또 언제적의 선인이었는지를 간과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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