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 of blow
하얀 양말 신었다개 본문
깡총이는 너무 더워도 딱 달라붙고 갑자기 깜짝 놀라 자빠져도 금새 찰싹 달라붙는 어리광쟁이다.
깡총이가 깜짝 놀라 자빠지는 데는 크게 남탓과 내탓이 있는데 남탓은 주로 산책하다가 다른 무서운 개가 컹 하고 짖을 때.
그리고 내탓은 어쩌다가 난 딸꾹질이 도통 멈추지가 않을 때다.
어젯밤에는 자다가 자꾸 딸꾹질이 나는데 도저히 혼자서는 해결이 안 됐던지 꾸멀꾸멀 기어와서는 내 앞에 저를 들이미는 거였다.
나도 졸음 오는 걸 꾹 참고서 한동안 등을 따독거려줬더니만 고새 딸꾹질이 또 멈췄다고 바로 도로 저 자던 곳으로 간다.
그래놓고서 또 어디선가 무슨 나쁜 일이 생기면 걸음아 날 살려라고 다시 엄마 품을 찾는 쫄보가 깡총이다.
이 소심하고도 깜찍한 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혼자서 꾹 참는 것보다야 저 어디 안 좋다고 재깍재깍 알려주는 게 훨씬 낫기는 하다만.
여담이지만 딸꾹질은 하도 자주 해서 병원에 물어왔더니 아가 때가 지나면 좀 덜하다고 한다.
그때가 되면 깡총이도 껌딱지를 조금은 졸업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