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island of blow

서천 장항항 본문

landescape/scape

서천 장항항

onyéul 2021. 5. 1. 14:27

 

금강하구둑에서부터 또다시 20km. 바다가 턱밑이었다.

하지만 이 바다를 보려고 200km 가까이를 달려 왔단 걸 아는 건지 짠내를 맡자마자 자전거는 뻗어버렸다.

하구둑사거리 한 켠의 방역차량 검문소 옆에서 쪼그려 앉아 펑크난 타이어를 고치며 꼬박 2시간을 날려먹었다.

결국 바다는 여기까지로 만족하고 이만 포기해야 했다. 장항항 코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어찌보면 이루지도 못한 목표를 위해서 이 생고생을 다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꼭 그렇지는 않다는 걸 그간 지나쳐온 길들에서 이미 길어올렸다는 사실에는 애써 고개를 돌린 채로.

 

나는 결국 이 해 여름에 제대로 된 바다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계절이 한 번 바뀐 뒤에는 눈 돌리면 어디나 바다인 섬에 살게 되었다.

'landescape > sca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고 다시 출항  (0) 2021.05.01
부여 책방 세간  (0) 2021.05.01
강바람이 불어오는 아치교  (0) 2021.05.01
강의 끝에서  (0) 2021.05.01
지난 해, 초여름  (0) 202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