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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land of blow

하모리 이듬해 봄 본문

log/re:epilog

하모리 이듬해 봄

onyéul 2021. 4. 29. 16:23

 

대정읍 하모리의 책방 이듬해 봄. 제주도에 와서 처음 간 서점이었다.

시골마을 한 켠에 어느 시골집과도 다를 바 없는 외형 그대로 자리잡고 있다. 눈치 없는 사람은 찾아갈 때 조금 헤매게  되는 곳이다.

 

우연 차 주워들은 귓동냥으로 짐작컨대 제주도라고 해서 서점 하며 사는 게 그렇게 안락한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치열하기로는 우후죽순 독립서점들이 생겨나는 서울에 견줄 만하고 임대료 땅값만 봐도 도시에 비해 솔직히 별 나을 것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책이라는 단어에는 어째서인지 피치 못할 낭만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래서 돈 안 되는 거 뻔히 알면서도 꾸역꾸역 책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 아닐까.

땅 파서 장사하냐는 따가운 말까지 들어가면서라도. 꿈이란 그런 거다.

 

책 한 권을 사들고 나오면서 그래도 제주도에 오길 잘 했다고 거의 처음으로 생각했다.

섬이라 물류 드나들기가 비싸서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들이 쉽게 발 들이지 못하는 요새 같은 곳이 그래도 제주도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쉽게 책을 접할 기회가 많아야 하고 또 많아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건강한 생태계를 꿈꾸는 사람들이 섬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것이 자연이건 자연을 다루기 위한 문명이건 간에.

어차피 사람이 기록하고 기억하기 시작한 이래로 자연과 문명은 종이의 앞뒷면과도 같았을 테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앞으로도 이것을 계속해서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다양하고 자유로운 언어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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