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 of blow
돌하르방이랑 동향이다개 본문
종로의 미로미로에 은밀한 듯 태연하게 자리한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 나그네하우스.
낑깡총이는 더위 식히고 물 얻어먹고 카페의 다른 손님들과 신나게 놀아주시느라 오늘도 바쁘다.
제주도에서 비행기 타고 왔다는 말에 이곳 마당의 하르방들도 제주도에서 힘들게 데려오신 거라고 얘기해주신다.
그러고보니 2년 전에 나그네하우스에 왔을 때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들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그때보다도 훨씬 특별한 이야기로 들리는 건 내가 이미 어엿한 제주사람이 되어버린 탓이겠지. 낑깡총이도 마찬가지일 테고.
그 시간 동안 여전히 변하지 않은 모습이 있고 그래서 더 아쉬운 것들과 반가운 일들이 있다.
우리는 며칠 뒤면 다시 서울을 떠나지만 하르방들은 언제나 돌처럼 우두커니 이 고도를 지키고 있을 테고.
그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반짝일 뿐. 빛을 잃지만 않는다면 어쩌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도 될 것이다.
오직 시간만이 계속해서 흐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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