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cell/artwork (31)
island of blow
나름대로 엄청 공들여 색감을 조율해봤다. 보랏빛이 전혀 돌지 않는 푸른색을 만들고 싶었다. 최하단에 쓰인 이미지의 원본은 namae의 뮤직비디오 갈무리인데 제일 처음으로 좋아한 노래다. 그리고 중앙은 가장 최근에 올라온 라이브 영상. 10주년 기념 라이브면서도 아직까지 발매가 안 된 게 함정. 무조건 발매되길 손꼽아 바라는 중이다. 아마자라시의 라이브에서는 흡연자 특유의 호흡법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게 또 묘하게 노래 분위기랑도 어울린달까. 하여간 스튜디오 녹음으로는 도저히 구현해낼 수 없는 뭔가가 분명히 있다. 원본 이미지 출처 https://www.youtube.com/user/amazarashiSMEJ
순전히 팬이라서 만든 팬아트 포스터. 불우한 시대라 저작권 문제가 가시돋긴 하지만 지극한 팬심에 힘입어 너그럽길 바랄 뿐이다. 사용된 모든 원이미지는 아마자라시 공식 유튜브채널 영상의 갈무리 이미지다. 김광석 이후로 노래를 부르려고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되어서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하게 되는 가수는 처음인 것 같다. 분수가 아니라 폭포 같은 목소리다. 오리엔탈리즘이라기보단 순리라고 부르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왜 일본밴드 음악을 듣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밴드 음악을 듣는 게 아니고 일본어를 쓰는 밴드를 듣는 것이다. 한국에 태어나서 한국어를 쓰는 게 잘못이 아니듯이 일본에 태어나서 일본어를 쓰는 것도 잘못이 아니다. 어떤 언어를 쓰건 입말로 가장 익숙한 언어를 가장 정갈하고 간결하..
중요한 것은 여름은 이미 옛날에 죽었다는 것이다. 마치 느낌표처럼. 전염병시대의 자화상이란 이렇게 악몽 속 파편 같으면서도 또 어딘가 역사의 연속성과도 맞닿아있는 것이다. 은연이라고 하기엔 살짝 우습겠지만. 나중에 이것을 그리워할 날이 없기를 바란다.
정사각 포스터 디자인. 인쇄를 한다면 캔버스에 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 아무런 목적도 뚜렷한 의미도 없이 시간만 비우고 있다는 자각이 들 때가 있다. 비워지는 것은 애먼 시간이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자리라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도. 시간은 어차피 그곳이 아니라면 여기 이곳에 그저 그대로 있을 뿐이다. 그곳에서건 바로 여기에서건 그 시간을 잡고 붙들고 채워가는 것은 존재하고자 하는 생물의 영혼의 열망이어야만 하겠다. 그리고 존재한다는 건 결국은 삶과 삶의 연결 속에 있을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끔 만드는 눈빛과 눈빛의 구속력. 그것을 위해 우리는 관계를 이어나가며 살아간다. 물음표를 던지는 것은 그러니까 그 관계에 대한 것이다. 그것의 가치가 과연 어디까지 뻗을 수 있는가의. 모델이 되어준 말..
애새끼들은 바야흐로 작년 이맘때 코로나백수 시절에 밤에 잠은 안 오고 할 짓은 없어서 그려본 야매 웹툰이다. 태블릿 같은 게 있을 리 없으니 한 컷 한 컷 공책에 그려서 카메라로 찍은 것을 GIMP로 선 따고 색 칠해서 만들었다. 해보니까 완전 노가다였는데 생각보다 재미는 있었다. 더 그려보고 싶었으나 모든 (전문 혹은 비전문) 예술가가 그렇듯이 자금이 딸려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것이다. 이제 꼬박꼬박 납세의 의무를 지는 "근로자/을"로 복귀된 시점에서 문득 떠올라 다시 꺼내봤다. 불면의 새벽을 틈타 나름대로 공들여 만든 12개의 에피소드. 콘티를 짜둔 만큼 다 그렸더라면 좋았겠지만 지금은 이미 기억 저편으로 아득히 사라져버린 뒤다. 그래도 캐릭터 설정은 그런대로 머릿속에 남아있는데 대충 끄적여보..
애새끼들 drawn by onyeul EPISODE001 과메기 EPISODE002 알파치노 EPISODE003 끼 EPISODE004 퀘이사 EPISODE005 아당 EPISODE006 자 그럼 EPISODE007 오 이런 EPISODE008 애새끼들 EPISODE009 알파치노의 이데아 EPISODE010 요즘 세상이 이렇습니다 EPISODE011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EPISODE012 우리가 사는 세상 FIN.
누군가가 내가 13개월 동안 함께했던 자전거를 훔쳐갔다. 대전 유천시장에서 29만원 주고 산 알톤 투어로드. 무궁화호에 퀸제누비아호를 타고 제주도까지 데려왔었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철철 흐르던 공황의 감옥을 이 자전거가 없었다면 견뎌내지 못 했을 거다. 경찰서에 신고는 했지만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찰관님은 저희만 믿으시라고 했지만 그 말을 듣고서 오히려 더 불안해진 것이 솔직한 심경이다. 처음엔 훔쳐간 새끼가 정말로 악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지금은 되찾지 못 하게 되더라도 어디선가 자전거답게 잘 쓰이고 있다면 그것도 썩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자전거 절도는 염연히 범죄다. 지금이라도 자수하고 광명 찾자. 되돌려만 준다면야 선처할 의향은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