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 of blow
그래도 그저 사랑스러운 순간 본문
산책 조금 오래 했다고 남의 가게에서 대놓고 뻗어버린 우리의 깡총씨.
이럴 때 보면 어른 강아지 어쩌고 하는 얘기가 다 꿈나라 얘기인 듯 싶다. 아직도 이렇게나 아가 같은데.
덩치 큰 강아지들은 자기가 항상 아가인 줄 안다는 게 얼마나 사랑스러운 말인지를 이 녀석들과 함께 살기 전까지는 몰랐었다.
하는 짓은 품 안에 쏙 들어오던 시절이랑 똑같은데 낑깡이 깡총이 둘을 합치면 내 몸무게와 맞먹는다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래도 이 아이들로 인해서 한 뼘씩 어른에 가까워지는 우리를 보면 녀석들은 정말로 어른 수업 선생님 자격이 충분한 것 같다.
물론 열심히 가르치다가 선생님이 먼저 곯아떨어져버리는 이상한 순간들도 종종 있지만.
그래도 다 같이 행복하니까 된 거 아닐까.
아마도 그럴 것 같다. 마음이 먼저 안다는 건 그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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