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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land of blow
올해도 오징어
올해도 어김 없이 차귀도포구에 나타난 완벽하게 투명한 오징어들. 이 투명함이 휘발되어 하늘 뒤로 바닷물이 비칠 때쯤 또 하나의 가을은 완성될 것이다. 또 하나의 여름이 지금 이 순간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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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9. 12:23
금빛에 잠긴 차귀도
계절을 관통해 익어가는 금빛 물결. 그 위에 떠있는 차귀도. 포구로 이어지는 이 길을 걸을 때면 언제나 차귀도가 실제보다 더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두 발의 걸음이 빨라진다고 해서 그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절대로 모르는 어린 아이가 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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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9. 12:18
소금의 녹음
검고 차가운 바위에도 햇빛은 푸른 피어남을 선물한다. 한겨울의 먹구름이 죽어가는 어린 나무에게 찬란한 눈꽃을 선물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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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9. 12:13
여름과 바다의 모자이크
사계리 해변가에 옹기종기 모여 여름의 파도를 만끽하는 사람들.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마음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그런 날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서로를 향해 웃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입말로는 이을 수 없을 관계성의 공간에 피어난 가을의 씨앗일 것이다. 여전히 사랑하는. 아직도 사라지지 못 한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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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9. 12:11
비양도 끝에서 가라앉는 노을
방파제 위에 걸터앉아서 한동안 바라본 비양도의 노을. 당장이라도 쏟아질 듯 흐리기만 한 날씨에도 낚시하러 나온 사람들이 조그만 섬인 듯 점점이 박혀있는 해안의 풍경. 아무것도 기약할 수 없는 발걸음만이 또 어딘가로 힘겹게 옮겨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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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8. 14:04
대수포구
어물쩍 쏟아진 비에 마음도 하늘처럼 흐렸던 날 비양도가 보이는 바닷가에서. 정박한 배의 어깨에 두 개밖에 남지 않은 알전구들이 초라하게 포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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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8. 14:00